광고
광고

군 의문사 유가족 4개단체, '눈물의 기자회견' 문재인 지지 이유

군 의문사 피해단체 군복 입고 죽어간 군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군 사망사고 진실만이라도 분명히 밝혀 달라

김미숙 기자 | 입력 : 2017/04/28 [12:50]

오늘 정론관에서 軍의문사 유가족 4개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 이들은 노무현 정부시절 가동되었던 진상규명위원회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 들어서 중단된 것을 비판하고 위원회의 부활을 새 정부에 촉구했다.

 

▲ 軍의문사 유가족 4개단체 회원들이 정론관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지지 선을을 하고 있다.     © 편집부

 

군 의문사 피해 유족단체의 <문재인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문

- 군 의문사 피해단체 최초의 대선 후보 지지 선언
- 군복을 입고 죽어간 군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문재인 후보 지지
- 문재인 후보 당선후 해체된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 재출범 촉구
- 3일에 한명 꼴로 발생하는 군 사망사고, 진실만이라도 분명히 밝혀 달라

 

오늘 저희는, 두렵고 떨리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군에서 아들을 잃고, 또 구군가는 딸이나 남편을 잃고 비통한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우리 군 의문사 피해 유족의 처지에서 누군가를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다는 것이 내심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 두려운 마음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엗 불구하고, 저희가 이 자리에 서야겠다고 마음먹은 데에는 남다른 절박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정치니 뭐니, 사실 저희는 잘 모릅니다. 아들 딸 낳아 그 자식을 잘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는 것이 엄마가 하는 일의 전부라고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키운 아들을 의무복무 제도하에서 누구처럼 기피하지 않고 군에 입대시켰습니다. 그것이 당연한 국민의 의무인 줄 알았고, 그렇게 하면 제대하여 다시 엄마의 품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오는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여러분. 알고 계십니까. 우리나라에서는 군 복무를 위해 한 해 평균 27만 여명의 청년들이 입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 매년 평균 130여명의 군인이 죽어가고 있으며 그중 2/3는 군 당국의 독자적인 수사를 거쳐 자살로 처리된 후 아무런 예우없이 그냥 버려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역시 이런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어느 날 전화벨이 울리면서 였습니다. 부대에서 걸려온 전화는 내 아들이 자살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군에 가기 전까지 멀쩡했던 내 아들이 왜 죽었냐고 물었으나 군 부대 높은 분은 "자살이니 어서 시신을 가져 가라"는 닦달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자살로 처리된 군인 유족에게 이 나라가 해주는 예우가 딱 두 가지 뿐이라는 점 말입니다. 자살을 인정할 경우에만 주는 장관 위로금과 죽은 아들의 시신이 전부였습니다.

 

이런 줄 알았다면 어느 부모가 아들을 군대에 보낼까요. 우리 품 안에서 멀쩡했던 아들이 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도 못한 채 우린 그렇게 빼앗겼습니다. 스스로 목을 매었고, 또 총을 쏴 자살했으니 군대 책임은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믿을 수 없습니다.

 

내 아들이 이 엄마를 두고 왜 죽으려는 모진 마음을 먹은 것인지, 도대체 군에 입대한 후 무슨 일이 그 안에서 벌어진 것인지 우리는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를 알기 위해 아들을 잃고 난 후 우리 엄마들은 거리에서, 국회 앞에서, 국방부 철문 앞에서, 부대 정문 앞에서 울고 또 울며 매달렸습니다.

 

그래서 했던 잔인한 말이 있습니다.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던 윤 일병 사건 때의 일입니다. 이런 말씀을 윤 일병의 부모님이 들으실까 송구하지만 저희는 차라리 '윤 일병의 부모님이 부럽다'고 울었습니다. 적어도 윤 일병의 부모님은 어떻게 아들을 잃었는지 이유라도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들이 왜 죽었는지 그 이유도 모릅니다. 그러니 부럽다는 것입니다. 왜 우리가 이런 잔인한 말을 해야 할까요?

 

저희가 원하는 것은 보상이 아닙니다. 아들을 잃고 그것으로 팔자 고치려는 부모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만 우리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왜 죽었는지,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이유만이라도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밝혀진 진실에 따라 대한민국이 그 불쌍한 청년들의 죽음을 순직 안장해 달라는 호소입니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산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부모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군 의문사 유족중에서는 그 아들들을 가슴에 조차 묻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17년 현재 우리나라 군 병원 냉동고와 창고에는 98년 사망한 군인의 시신 두 구를 비롯하여 총 100기가 넘는 유해가 사실상 방치되어 있습니다. "사망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서는 장례를 치룰 수 없다"며 유족이 아들의 시신을 인수 거부한 가운데 속절없이 세월만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의 시신을 수 십년 씩 냉동고에 넣어둔 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이러한 고통속에 살아가는 우리 군 의문사 피해 유족의 심정을 우리나라 높은 분들은 얼만나 알고 계실까요? 얼마나 더 목 놓고 우리가 울어야 화답해 줄까요? 얼마나 더 울어야 합니까?

 

그래서 군에서 사망한 아들에게 그 어머니가 쓴 하늘나라 편지는 같은 처지에 있는 우리조차 가슴 메이게 합니다.

 

"사랑하는 아들아. 이 엄마는 너를 정말 사랑한단다. 하지만 다음 생애에서는 부디 내 아들로 태어나지 말거라. 대신 돈 많고 권력있는 집의 아들로 태어나 너도 미국 국적 가지고 누구처럼 군대 가지 말고 행복하게 네 천명만큼 살아 보거라. 미안하다. 내 아들아. 이 못난 엄마가 네 엄마라서.

 

국민 여러분. 그리고 기자 선생님. 이런 글을 쓰는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실 수 있나요? 우리가 원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군복을 입고 죽어간 우리의 아들들이 어떻게, 왜, 무슨 이유로 죽었는지 명백히 밝혀달라는 것입니다.

 

이에 군 의문사 피해 유족이 모인 4개 단체의 연합체인 '의무복부중 사망 군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전국 유가족협의회'에서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군 의문사의 진실을 밝혀 그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줄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의 출범을 공약하는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이를 통해 지난 2006년 출범했지만 2009년 12월 강제 해체된 '대통령소속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새로운 정부에서 다시 출범하여 진상규명 활동이 재개되기를 소원합니다.

 

특히 지난 2009년, 진정된 600건의 군 의문사 사건중 조사가 채 끝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예산 낭비' 운운하며 군 의문사위원회를 해체시킨 이명박 정부 시절을 우리는 잊지 못합니다. 그때 우리 엄마들은 아들의 억울한 죽음에 이어 재차 죽임을 당하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힘들었습니다.

 

내 아들이, 우리 딸이 그리고 내 남편이 어떤 경위로 죽었는지 밝혀 달라는 것조차 '예산 낭비' 라니, 너무도 치욕스러웠습니다. 징병제 하에서 사실상 공짜로 부리다가 죽었는데 그 죽음의 의혹을 밝혀달라는 것조차 사치라고 하는 것이 진정 우리가 말하는 국가란 말입니까?

 

이에 저희는 2006년 '대통령소속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를 출범시켰던 노무현 대통령이 속했던 지금의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대통령소속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를 다시 출범시켜 군에서 가족을 잃은 부모와 그 형제들에게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여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이러한 우리의 요구는 결코 우리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현재 군 복무중인 군인의 부모님, 그리고 앞으로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 하는 이 땅의 또 다른 부모님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법은 필요합니다. '군 의문사 진상규명위원회'가 해체된 2009년 이후 오늘까지도 많은 군인들이 군에서 죽어갔습니다. 지난 1948년 이후 오늘까지 약 39,000여명이 그렇게 죽어갔습니다. 이를 나눠보면 한해 평균 600명이 국가로부터 아무런 예우없이 죽어갔습니다. 군대에서는 세월호 참사가 한해에 두 번씩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군인의 죽음에 대해 많은 의혹과 의문이 제기되었으나 군 수사는 늘 유족 편이 아닌 군대의 편에서 말해 옸습니다. 이것이 공정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군에서 발생한 사건을 군이 혼자 수사하고 또 결론을 내린다는 것 자체가 공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그렇기에 우리 군 유족들은 이러한 잘못된 군의 적폐를 청산하고 억울함이 없는 군대를 만드는 일을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면 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과 다르지 않은 분이기에, 그리고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사회적 약자를 위해 활동해 오신 분이기에 우리의 절박한 호소에 문재인 후보가 화답해 주실 것으로 저희는 믿습니다. 그 절박함을 가슴에 안고 이 엄마들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입니다.

 

우리들의 이 절박함이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이 함께 동참하여 주실 것을 청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먼저 이 자리에서 울지만,3일에 한명 꼴로 군인이 죽어가는 대한민국 군대에서 내일은 또 누가 우리처럼 이 자리에서 울게 될지 모를 일입니다. 그 억울함이 더 이상 없도록,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어 우리의 염원을 이뤄주실 것을 눈물로 청합니다. 고맙습니다.

 

2017년 4월 28일

의무복무중 사망 군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전국유가족협의회 회원 일동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